본문 바로가기

독서하는 삶

[서평] 개인주의자 선언_판사님 세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728x90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저

 

 


 

 

 

6년전 초판 발행 된 문유석 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이다.

6년이라는 시간만큼 서평은 굉장히 많다.

 

리뷰를 책만큼 많이 읽어본 것 같은데,

책의 내용이 같기 때문에 리뷰의 내용도 비슷비슷하다.

 

잘못썼다는 것이 아니라, 나도 애초에 작가님처럼 합리적 개인주의자를 표방하는 사람으로써,

집단주의 느낌이 나는, AI같은 서평을 쓰고싶진 않았다.

 

서평이라기보다 문유석 판사님에 대한 편지라고 봐도 될 것이다.

 

 

 


판사님, 저는 죄가 없습니다!

 

 

흔히 인터넷에서 많이 쓰였던 구절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판사님께 하고싶은 말은 이 구절이였습니다.

세대가 아닌 시대가 변하였다는 말씀에 뒷통수를 탁치며 '맞다. 난 그냥 이 시대에 던져진 사람이고

이 시대에 길러진 사람이지. 난 죄가 없지. '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확행에 몰두해있는 우리는 2021년 현재에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제 주변은요 그리고 저는요. 

 

 

판사님이 저와 비슷한 유형이라고 생각하니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판사님이 꼽으신 사회문제 대부분은 글을 적으셨을 때보다 더 곪았으면 곪았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마치 터지기 직전의 풍선처럼 그렇게 위태롭게 둥둥 떠다니고 있죠.

 

 

6년전 판사님이 적으신 문구에 제가 답을 해보겠습니다.

 

 

 


 

 

 

p.137

"우리가 서로에게 '말'이라는 무시무시한 흉기를 무신경하게 휘둘러대는 대신 조금만 더 자제하고 조금만 더 친절할 수만 있다면, 세상은 훨씬 평화로운 곳이 될 것이다."

 

 

 

그렇습니다. 이 구절을 통해 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욱 말조심하고,좋지 않은 언사가 나올 것 같을 땐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것을 행동화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사회는 양극단의 이슈들이 발화되어 서로를 물어뜯는 '대혐오시대'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의 특성이랄까요? 저도 이전엔 상대방에게 화가 나는 경우 칼이 될만한 말이 머릿속에 떠오르곤 했습니다.

결국 입 앞으로 내뱉진 않지만요. 저도 어느샌가 상대를 혐오하는 단어들이 머릿속에 학습이 되었다고 봅니다.

판사님 전 죄가 없습니다. 이 양극으로 치닫은 사회가 절 학습시킨거에요. 하지만 나아질 것 같진 않네요..

지금 판사님이 보신다면 고개를 끄덕이실 것이라 자부합니다.

 

 

 

 

 

 

 

 


 

 

 

 

142p "증인에 대한 예의" / 144p "국가가 갖출 예의"

 

 

위 주제들을 읽고, 사법부의 감정적인 배려에 놀랐습니다. 이런 감동스러운 모습은 문유석 판사님 주변에서만 가능한 걸까요? 요즘 사회문제를 보면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보다 어처구니 없는 구형을 내린 판사들에게 이목이 집중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친 지강헌 사건이 끝난 지 약 35년이 됩니다. 그러나 이 사회엔 아직 그런 사례가 팽배합니다.

 

안타깝지만 판사님이 존경하시듯 말씀하신 조국 전 장관은 그 예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죠.

(물론 이런 뻔뻔한 사람인지 판사님은 모르셨을 수 있습니다.)

 

판사님 전 죄가 없습니다. 태어난 김에 살고 있고, 효율적인 개인주의를 펼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의 자식들도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 죄가 없는양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이성적인 판단과 동시에 감정적인 판단도 필요 하지 않을까요?

다시 한번 사법부가 저렇게 감정적으로, 그리고 배려적으로 나올 수도 있구나에 대해 놀랐습니다.

 

 

 

 

 

 


 

 

 

230p "무지라는 이름의 야수 (영화 액트오브킬링)

학살자들은 그냥 무지한 자들이다. 보다보면 어처구니없을 정도의 순진무구함(?)에 인간적으로 느껴질 지경이다. 물론 영화를 보고 이들을 동정하는 건 어리석다. 악을 행하는 악마보다 의미를 성찰할 줄 모르는 무지야말로 가장 위험한 야수인 것이다. 그리고 이 야수를 문명의 굴레에서 풀어준 것은 무소불위의 정치권력이다."

 

 

 

판사님! 책 1000권을 읽은 사람보다 책 1권을 읽은 사람이 더 무섭고, 무식한데 신념을 가진 사람은 가장 무섭다고 합니다.

진영논리, 정치프레임, 젠더 갈등에 휩쓸리는 자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생산적인 토론과 비판은 중요합니다.

(근데 알멩이 있게 토론하고 비판하는걸 본 적은 없습니다.)

 

전 중도 보수 진보도 아니고 정치인을 미워하고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관심이 없는게 아닙니다. 정치쪽에 대하여 무식하지만 신념을 갖긴 싫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정치 경제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서로를 공격하기만 하는 대혐오의 시대가 끝날 수 있을까요?

 

에필로그에서 말씀하신 우리가 지금 잃은 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배려와 이성적인 비판이 아닐까요?

 

 

 

 

 


 

 

276p "낯선 것에 대한 공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미국사회가 보여준 것은 과학적 판단을 존중하는 합리주의, 어떠한 여론의 비난을 받더라도 합리적 근거와 소신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들,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함부로 책임자와 대응방식을 바꾸지 않는 뚝심 있는 시스템, 그리고 단 한 명의 자국민도 버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연대감을 표시하며 국민을 안심시킨 리더십이다. 한 사회의 성숙함은 위기 속에서 비로소 분명히 모습을 드러낸다."

 

 

 

 

6년전엔 모르셨겠지만 지금은 코로나 시대입니다. 사상 초유의 사태이고, 시대입니다. 우연스럽게도 말이죠. 마스크는 일상이 되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나긴 싸움 중입니다.

위의 말씀대로 현명한 리더, 그에 따라 수행하는 전문가들? 잘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에 비해 잘 방어하고 있는건 맞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현명한 리더는 없었고 뚝심 없이 흔들리는 리더들만이 있을 뿐입니다.

 

판사님 전 죄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사태에 대해 죄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도 간접적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었을수도 있습니다. 판사님이 말씀하신 모든 사회문제에 대해 어찌보면 문제를 야기하는건 서로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또 다른 서로들 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를 그러는 와중에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판사님의 나이가 될 때 즈음엔 세상 모든 혐오와 사태가 잠재워지길 바랍니다.